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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 여는 글 - BDSM 입문, 그리고 공부
    BDSM 이야기 2019. 8. 12. 20:12

    내가 처음 성향을 자각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구글링이었다.

    사실 검색밖에 할 수 있는 것이 더 있겠는가. 아직 뭐가 뭔지도 잘 모르는데ㅎ...

    처음에는 단순하게 BDSM 뜻, 성향 종류, 이런 것들을 쳐서 나오는 글과 거기에서 줄줄이 연관되는 포스팅들을 닥치는대로 읽었다. 정보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향자 커뮤니티에도 가입하게 되었고, 거진 1년간 정보 탐색과 준비 기간을 거쳐서 마침내 구인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구인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고, 어찌 보면 처음에 정보를 찾아 헤메던 때보다 구인하던 때가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구인 과정에서의 위험성과 주의해야 할 부분 같은 것들은 일단 뒤로 미뤄 두고, 이 블로그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초보 에세머(특히 여성 에세머)들의 BDSM 입문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똑같이 '초보 시절을 지나쳐 온 에세머'로서 BDSM에 갓 입문하던 시기의 나와 같은 고충을 겪는 사람들에게 많든 적든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사실 BDSM은 우리 사회에서 음지 문화로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도 에세머지만, 일반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에세머들은 단순한 변태성욕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SM? 아~ 그거 서로 맞고 때리고 하면서 흥분하는 변태들이잖아ㅋㅋㅋㅋ

     

    전에 SM 관련된 화제를 슬쩍 꺼냈다가 실제로 지인에게 들었던 말이다ㅋㅋㅋㅋ그 변태 여기 있는데요... 

    일단 성향이 없는 일반 사람들(성향자들은 '바닐라' 라고 지칭한다)은 BDSM에 무엇이 해당하는지도 잘 모를 뿐더러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뭐, 그건 자기들한테 해당 안되니 당연한 거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대부분의 성향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고, 관련 정보를 다루는 공신력 있는 매체 또한 없기 때문에 성향자들은 다른 성향자가 정리해둔 정보나 경험담 등을 읽고 BDSM에 대해 배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에세머들중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충분한 공부 없이 상대방을 위험에 빠뜨리는 사람도 있으며, 자칭 에세머라고 하지만 사실상 변바(변태 바닐라)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서는 'SM은 원래 이런거야'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환경에서 에세머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 쉬우며, 사회적 시선과 사전에 합의된 행위라는 증거(보통 메신저로 연락한 흔적이 남으므로) 때문에 혹여나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하기 어렵다. 내가 '플레이 하러 나간 것' 까지는 자발적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치 않는 행위를 강요당하거나 강간, 폭행등을 당할 것이라는 데까지 합의한 게 아닌데도 말이다. 특히 신체적인 차이로 인해 여성 에세머들은 더 큰 위험부담을 갖는다. 펨섭들은 말할 것도 없고, 펨돔들 역시 만나기 전까지는 멜섭처럼 굴던 사람이 모텔 안에 들어선 순간 강간범으로 돌변하더라도 그걸 막을 힘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더라도 역시나 위험은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온플'(온라인 플레이)을 하면서 자신의 신체 사진 혹은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가 상대방이 해당 사진/영상을 유포할 수도 있으며,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서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던 지인이 악의적으로 자신의 신상 정보와 성향을 주변인들에게 퍼뜨려 아웃팅시킬 수도 있다. 트위터나 커뮤니티에 무심코 올린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 역시 같은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보면 "그냥 다 하지 말라고 해라;"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ㅋㅋㅋㅋ잘 알고 안전하게만 즐긴다면 내가 몰랐던 내 욕망을 탐구해가는 짜릿한 경험이 바로 BDSM이다. 처음 생각한 것보다 글이 다소 딱딱해진 것 같지만... 어쨌든 BDSM에 발을 들이게 된 당신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많이 공부하고, 조심스럽게 구인하기.

     

    '그냥 즐기면 안돼? 머리 아프게 무슨 공부야' 싶을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 안전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섭이라면 최소한 이상한 돔을 거르기 위해, 돔이라면 상대방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안전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 많이 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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