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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4. BDSM 용어 정리 - 3 : 세부적인 성향들 ②
    BDSM 이야기 2019. 8. 21. 18:21

    지난 글에서는 BDSM의 대표적인 성향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성향 테스트 결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외의 성향들은 무엇일까?

     

    지난번 글에서 다룬 사디&마조, 스팽커&스팽키, 리거&로프버니 성향은 사실 돔&섭 성향과 항상 공존하는 것은 아니며 항상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자면 다른 성향 없이 오로지 마조나 새디 성향만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드물지만 마조돔과 새디섭도 존재한다. (정신적으로는 상대방을 지배할 때 만족감을 느끼지만 육체적으로는 고통을 당하면서 성적인 흥분을 느낀다는 게 아예 불가능한 경우는 아니기 때문)

     

    반면 오늘 다룰 마스터&슬레이브, 오너&펫, 마미/대디&리틀, 브랫 테이머&브랫, 헌터&프레이 성향기본적으로는 돔&섭 관계에 해당되지만 추구하는 관계의 양상이 각각 다른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헌터&프레이 성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글(https://salted-bdsm.tistory.com/14)을 참고하세요

     

    ※ 이러한 분류방식은 내 주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힌다.

     


     

    7. 마스터/미스트리스(Master/Mistress) & 슬레이브(Slave)

    마스터(여성형은 '미스트리스') 성향과 슬레이브 성향은 말 그대로 '주인과 노예'관계를 추구하는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돔-섭 관계와의 차이는 지배와 복종의 정도에 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BDSM 행위에는 세이프워드(위급한 순간에 플레이를 중단하라는 신호로 쓰이는 단어)가 필수적인데, 섭은 이 세이프워드를 통해 플레이에 대한 최소한의 결정권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한 돔과 섭은 플레이 외의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동등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섭에게도 플레이의 종류나 방식 등에 대해 의견을 내거나 상대의 요구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물론 각자 정립한 관계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스터-슬레이브 관계를 추구하는 성향자들은 일반적인 돔-섭 관계에서보다 훨씬 강한 지배-복종 관계를 원한다. 즉, 마스터는 슬레이브의 신체에 대한 권리부터 일상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기를 원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그리고 슬레이브는 마스터의 결정이나 명령에 온전히 복종하고 하나의 소유물로서 귀속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마스터-슬레이브 관계를 상정한다면 세이프워드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슬레이브는 자신의 모든 권리를 마스터에게 이양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스터는 그만큼 슬레이브의 모든 것을 책임질 능력과 계획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고, 슬레이브 역시 상대가 자신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한 사람인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마스터-슬레이브 성향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한 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8. 오너(Owner) & 펫(Pet)

    마스터-슬레이브가 '주인과 노예' 관계를 추구한다면, 오너-펫 성향은 말 그대로 '주인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추구한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인은 반려동물을 기본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보살피며, 잘못을 했을 때엔 훈육을 통해 바로잡는다. 그리고 반려동물은 신뢰와 애정을 갖고 주인을 따르며 예쁨받기 위해 노력한다. 딱 이 관계가 오너와 펫 성향자들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반려동물도 반려동물 나름인 만큼 강아지 같은 펫도 있을 것이고 고양이 같은 펫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인과 반려동물의 관계와 같다. 

    마스터가 슬레이브를 인간 이하의 소유물로 생각한다면, 오너는 펫을 반려동물로 생각한다

    이렇게 보면 같은 돔&섭 관계지만 두 성향이 추구하는 관계가 어떻게 다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마스터와 오너 둘 다 상대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9. 마미/대디(Mommy/Daddy) & 리틀(Little)

    (영어 검사지에서는 'Boy/Girl' 성향으로 나올텐데 한국어 테스트의 '리틀' 성향과 같다고 보면 된다.)

    마미/대디-리틀 성향 역시 단어 그대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같은 돔&섭 관계를 추구한다. 마미/대디는 리틀을 어린아이처럼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한편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훈육해야 하며, 리틀은 마미/대디를 부모처럼 절대적으로 믿고 따른다

     

    cf. 영어 검사지에는 'Ageplayer'라는 성향도 등장하는데, 이는 플레이할 때 자신 혹은 파트너가 본래 나이보다 어리거나 혹은 더 많은 나이로 가정하고 해당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다. 어떻게 보면 마미/대디-리틀 성향과 관련이 있는 성향이라고 볼 수 있겠다.

     

    10. 브랫 테이머(Brat Tamer) & 브랫(Brat)

    브랫은 한마디로 말하면 '말 안 듣는(혹은 버릇없는) 섭'이다. '복종을 안 하는데 그게 섭이라고?' 싶겠지만, 브랫의 그런 행동 이면에는 돔이 그런 자신을 휘어잡아 굴복시키기를 바라는 욕구가 있다. 일부러 돔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장난치거나 화를 돋구어서, 돔이 자신을 무섭게 다그치고 거칠게 제압하는 과정에서 더 큰 흥분을 느끼기도 한다.(http://bdsm-test.info/의 브랫 관련 설명을 일부 참조함) 

    브랫 테이머는 반대로 그런 브랫들을 휘어잡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며, 브랫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귀여운) 반항을 플레이에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여긴다. (마스터-슬레이브 관계를 추구하는 성향자와는 사실상 상극이라고 볼 수 있다.)

     

    11. 헌터(Hunter) & 프레이(Prey)

    영어 검사지에서는 묶어서 'Primal' 로 분류되는데, 말 그대로 야생에서의 포식자와 먹잇감 같은 거칠고 원초적인 관계를 원하는 성향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돔-섭 관계에서처럼 명령을 내리고 순종하는 과정이 아니라, 사냥꾼이 사냥감을 사냥하듯 거칠게 제압하는 과정을 통해 지배-복종 관계를 달성하기를 원한다. 즉 프레이 성향자는 '있는 힘껏 저항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자신을 완전히 제압해 지배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런 성향이 있다는 얘기이지 일반적인 경우의 이야기가 절대로!!! 아니므로 상대방이 자신의 성향과 원하는 플레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싫다'는 말은 정말로 '싫다'는 뜻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계속 이야기하지만 성향자들마다 성향은 모두 다르며 수용 가능한 범위와 원하는 플레이 방식은 전부 다르다.

     

    >> 헌터&프레이 성향은 돔&섭 관계의 하위분류로 넣기에는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https://salted-bdsm.tistory.com/14)을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헌터와 프레이 성향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하길 바람.

     

     

     

    이 밖에도 영어 검사지에서는 Exhibitionist(노출증이 있는 사람)과 Voyeur(관음증이 있는 사람), Non-monogamist(성적인 관계가 반드시 일대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사람) 등등의 항목이 있으나 직접적으로 BDSM 성향이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생략하겠다.

     


     

    이상으로 성향테스트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세부 성향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성향 테스트 결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자신의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참고할 만한 자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구인할 때 그런 세부 성향들이 그 사람의 성향을 온전히 설명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100명의 성향자가 있으면 100가지 성향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인에 앞서 자신이 BDSM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관계가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 보는 것은 나와 잘 맞는 상대를 찾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실제 플레이는 상상과는 또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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