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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 구인 A to Z - 구인하는 법, 구인 시 주의사항
    BDSM 이야기 2019. 9. 6. 21:54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 보았고, 플레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부했으며, 직접 플레이를 해 보고 싶다는 결심까지 하게 되었다면 부딪히게 되는 난관이 바로 구인이다. 이번 글에서는 구인하는 방법과 구인 시 주의사항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한다.


     

    1. 구인은 어디서 하나요?

    BDSM 성향을 밖에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은 없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에세머를 만날 확률은 (슬프게도) 아주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통해 구인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루트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SM 커뮤니티 (ex. 아ㄹㄱㅇㄱ, SMㄹㅇㅍ 등)
    성인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다. 실명인증이 부담스러워서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
    ㅇㄹㄱ이 국내 SM 커뮤니티중 가장 회원수가 많다고(글을 쓰고 있는 현재 기준 회원수 9만 3천명 정도) 함.
    물론 그중에 변바도 섞여있다. 성인인증만 한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니 변바의 유입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인 듯 하다.
    ㄹㅇㅍ는 내가 활동해 본 적이 없으므로 ㅇㄹㄱ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① 구인 방법
    구인 게시판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구인 게시물을 볼 수 있고, 내가 구인글을 올릴 수도 있다. 다만 구인글을 쓰거나 구인글에 쪽지를 보내려면 포인트가 소모되는데, 그 포인트를 모으려면 출석을 열심히 하거나 글을 쓰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일련의 과정이 귀찮다면 해당 사이트와 제휴한 성인용품몰에서 도구를 사도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② 주의사항
    처음 가입하면 보통 자기소개를 쓰게 되는데 펨의 경우 자기소개글만 올려도 쪽지 폭탄을 받기 십상이다. 구인글을 올린 것도 아닌데 자기소개만 보고 쪽지해서 찝적대는 사람들은 99.9% 이상한 놈들이니 절대 연락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대부분 복붙쪽지인데 자기소개글을 보고 적당히 수정해서 돌리는 내용이니 '헉 이사람 내 자기소개를 엄청 열심히 봤나보네? 진심일까?' 하는 착각은 금물. 나도 처음에 물정 모를 때에는 엄청 길게 온 쪽지를 보고 '그래도 사람 성의가 있는데...' 하는 생각에 만날 뻔 했으나 같은 사람에게 같은 분량의 긴 쪽지를 받았다는 다수의(!) 펨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구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지도 않은 사람에게 다짜고짜 자기랑 만나보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건 꽤나 무례한 일이다. SM 커뮤니티라고 특별하지 않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반 상식으로 생각해서 이상한 행동이 SM 커뮤니티에서라고 다르지 않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결정적으로, 진짜 괜찮은 사람들은 저딴 식으로 구인 안 한다.

    ③ 팁
    - 구인글을 보고 연락하려고 하거나 내 구인글에 연락 온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작성한 글 목록을 눌러서 읽어보자. 역시나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언행이 보인다면 가차없이 거르자. 티나게 빻은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쉽게 걸러지는 편이다.
    - 성향을 etc로 해 둔 사람도 거르자. 변바일 확률이 높다. 물론 자기를 종합변태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지만,
    상대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성향을 바꾸는 많은 변바들이 스스로를 etc 혹은 스위치로 정의한다. 특히 초보들이라면 어느 하나로 성향을 확실하게 말하지 않는 사람은 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본인이 스위치라면 스위치를 선호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 이건 내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나는 커뮤니티 활동을 지나치게 활발히 하는 사람도 거른다. 그런 사람과 만나는 경우에 나와 그 사람간의 개인적인 일이 그와 친목하는 다른 회원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리란 확신이 없기 때문이며, 헤어질 경우에도 동네방네 소문나기 십상이므로. 다음 구인을 하더라도 '아 ㅇㅇ 전 파트너 걔?'로 뒤에서 얘기가 돌 가능성도 있다.
    -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인식은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글에 쓰인 내용을 100프로 믿었다가는 실망하기 쉽다. 사진교환을 하더라도 사진과 전혀 다르게 생긴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ㅋㅋㅋㅋ


    2) SNS (ex. 트ㅇㅌ, 인ㅅㅌㄱㄹ 등)
    SM 커뮤니티 다음으로 구인이 활발한 곳이라면 ㅌㅇㅌ를 꼽을 수 있겠다. 완전한 익명이 보장되는 ㅌㅇㅌ 특성상 BDSM 과 관련된 다양한 로망이나 썰을 푸는 사람들도 많고, 적극적으로 구인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① 구인 방법
    맘에 드는 사람과 연락해서 구인한다. 끝!... 이라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는게, 대놓고 구인한다고 써붙여서 바로 구인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에세머들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지인을 만들고 맘 맞는 사람을 구인하는 사람도 있는 등 사람마다 구인 속도나 절차가 천차만별이기 때문. ㅌㅇㅌ를 통한 구인의 진입장벽이라면 ㅌㅇㅌ라는 플랫폼을 사용하는데에 필요한 용어 몇가지 정도는 익힐 필요가 있다는 것과, 에세머들의 계정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 정도가 있다.

    ② 주의사항 및 팁
    - ㅌㅇㅌ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플랫폼이므로 SM 커뮤니티보다 훨씬 변바들에게 노출되기 쉽다. 말을 걸어오는 상대가 성향자인지 에세머인지 잘 살펴볼 것
    - 상대방 계정의 팔로우 목록을 살펴볼 것. 이상한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면 거르자.
    - 상대방 계정이 마음(하트)을 누른 게시물도 살펴볼 것. 마찬가지로 이상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거르자.
    - 자기 정보 노출에 주의할 것. 구글에 ㅌㅇㅌ 아이디를 치기만 해도 그 아이디로 올렸던 사진과 과거에 프사로 했던 사진들까지 전부 뜬다는 사실. 구글에 요청하면 어찌어찌 지워주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냥 애초부터 조심하는게 마음 편하다. 에세머뿐만 아니라 바닐라들까지 누구든 검색만 하면 볼 수 있는 게 바로 ㅌㅇㅌ이므로.


    3) 소개팅 어플 (ex. 틴ㄷ 등)
    ㅌㄷ에도 자신의 성향을 대놓고/혹은 은근슬쩍 드러내놓고 구인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장점이라면 상대방의 사진을 바로 보고 구인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나 역시 그렇게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노출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된다는 점이 있겠다.

    4) 일반 커뮤니티 
    SM 커뮤니티가 아닌 일반 커뮤니티에서 구인을 하기도 한다. 모 대학생 커뮤니티 어플에서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성향자를 구인하는 경우도 꽤 많은 모양. 여타 SM 커뮤니티에 비해 연령대가 어리다는 점이 특징. 다만 에세머들만의 커뮤니티가 아니므로 알음알음 구인해야 된다.

    5) 그 외 
    랜덤채팅 등에서 우연히 에세머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치만 사실상 모래밭에서 바늘찾기일 것이고 완전 익명이다보니 이상한 사람을 만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웬만하면 좀더 안전한 루트를 통해 구인하자.


     

    2. 구인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구인 절차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경험하고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경우를 종합해 보면 대강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1단계 : 조건 맞춰보기
    어떤 루트로든 일단 구인을 하게 된다면 상대방과 다음과 같은 점들을 미리 맞춰보는 것이 좋다.
    - 나이, 지역, 외모
    - 구체적인 성향
    - 선호플과 비선호플
    대화하면서 그 외에 성격이나 가치관 등을 맞춰보도록 한다.
    외모와 관련해서는 사진교환을 하기도 하나 나는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으며 이는 3번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2단계 : 만나보기
    1단계의 과정을 거쳐 서로 마음에 든다면 만날 약속을 잡게 된다. 1단계를 거쳐 2단계에서 만나기까지의 시간은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나, 나는 개인적으로 조건을 맞춰보고 빠른 시일 내에(보통 일주일 내로) 만나보는 것을 선호한다. 온라인상으로 이야기할 때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며, 외모와 관련해서도 직접 보는게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대화 친구를 찾는 거라면 또 다르겠지만 구인을 전제로 한다면 조건을 맞춰보는 것 이상의 대화는 개인적으로 시간 아깝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오래 대화해본다 한들 온라인 대화로는 누구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차피 이 부분에서는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니 각자 편한대로 하게 될 것이다.

    일플의 경우 만나서 바로 플레이를 하기도 하지만, 플파나 디엣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 혹은 초보의 경우에는 만나자마자 바로 플을 하기보다는 까페같이 트인 장소에서 만나서 대화를 해보기를 권장한다. 온라인으로만 대화한 사람이 실제로는 어떤 사람일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멋모르고 밀폐된 공간에 함께 들어갔다가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전한 장소에서 만나서 이야기해 보고 상대방이 괜찮다고 느껴진다면 그날 바로 플레이를 해 보거나 혹은 플레이 할 날짜를 새로 잡아서 다시 만나면 된다.

    3단계 : 관계 정립하기
    서로 조건도 맞춰보고, 직접 만나도 보고, 플레이도 해보고 서로 여전히 마음에 든다면 플파든 디엣이든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정립하게 된다. 1~3단계 어디에서든 서로 안 맞는다고 느껴지면 관계를 정리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싶은 것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에세머간의 만남이라 해도 일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은 분명히 이상한 거다. 이야기 해 보고 만나보면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 더 관계가 심화되기 전에 미리 싹을 자르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초보라고 하면 섭이든 돔이든 간에 '네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러나 본데 원래 이런거야~~' 이런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려 드는 쓰레기들이 있는데 '원래 그런거' 같은거 없다ㅋ 걍 자기 맘대로 상대를 주무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 무시하기를.


     

    3. 구인 시 주의사항은?

    1)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 것
    구인 과정에서 서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된다. 어차피 서로 조건 따져가면서 만나는 거고, 괜히 미안한 마음에 말 못하고 질질 끄는 것은 본인에게도 심적으로 부담일 뿐만 아니라 피차 시간낭비인 셈이다. 아니다 싶으면 깔끔하게 잘라내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도록 하자.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노발대발하는 사람이라면(놀랍게도 '섭 주제에 뭘 따져'라고 말하는 빻돔들이 많다.) 미리 잘 거른 셈이니 괜히 쫄아서 상대에게 말려들 필요 없다. 나 역시 초보 시절에 조심스럽게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그래도 다 맞출 수 있으니 한번 만나보자고 설득하는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만났다가 매우 후회한 경험이 있다.

    2) 내 사진이나 동영상 보내주지 말 것
    구인과정에서의 시간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진교환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나는 구인 과정에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진을 보내주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대화를 나누었어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내 사진과 신상을 유포한다면 내가 모르는 새에 아웃팅당할 수도 있고, 내 사진 또는 동영상이 음란물 사이트에 돌아다니게 될 수도 있다.

    3) 내 정보를 다 알려주지 말 것
    2)의 연장선상에서, 자기 정보도 제발 처음에 다 오픈하지 않기를 권한다. 어느 정도 친밀해지고 신뢰가 쌓인다면 공개해도 괜찮겠으나 구인 과정에서 아직 상대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실명, 전화번호, 주거지, 학교나 직장 등을 공개했다가 나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웬만하면 연락도 오픈카톡이나 라인 등의 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며 사는 지역도 굳이 말해야겠다면 좁게 특정지어서 이야기하기보단 넓은 범위에서 이야기하는 쪽을 추천한다. 이름 역시 가명을 사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상대방과 친해지고 서로 믿음이 쌓인 후에 차차 정보를 오픈해나가도 괜찮으니 제발 처음에는 조심했으면 한다.

    4) 애프터케어와 도구 사용에 신경 쓰는 사람인지 확인할 것
    플레이 후에 애프터케어는 필수이다. 이 부분에 신경쓰는 사람인지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또한 도구를 돌려쓰는 몹쓸 돔들이 있는데, 도구는 기본적으로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새로 바꿔주어야 한다. 물론 여러 사람에게 써도 상관 없는 도구들도 있지만, 성기 혹은 상처부위에 직접적으로 닿는 도구들은 다른 사람에게 사용했던 것을 통해 감염될 위험도 있고 위생상으로도 좋지 못하다. 섭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도 찝찝할 수 있다. 이런 도구 사용면에서 돔이 어떻게 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아마 내가 쓴 글을 보고 지나치게 조심스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성향이 내 소중한 일상을 망가뜨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 성향은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중요한 일부분이지만, 그게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괜찮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괜찮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른 사람들도 부디 안전하고 즐겁게 BDSM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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